대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들여다 봤을 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내가 개발자가 될 수 없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대학교 다니면서 남은 거라고는 전공지식 보다는 쏘맥 잘 마는 법, 벼락치기를 잘 하는 법 이었다.
그러나 이미 시간은 지나간 것을 어찌하겠는가!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으로 얻은 것도 많고 그로 인해 나라는 사람이 되었으니 컴퓨터 지식은 지금부터 쌓아가려고 한다.
그래서 다양한 프로그래밍 부트캠프를 둘러보다가 코드스테이츠를 찾아보게 되었는데 두 가지가 마음에 들어 신청하게 되었다.
기존의 나는 주입식 교육에 찌들어 대학교에서 적응을 못했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 다니던 학원에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떠먹여주려고 노력했으며 나는 아침 8시부터 앉아서 저녁 11시까지 앞에서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또는 문제집에서 풀라고 하는 문제들만 풀으며 지냈다. 단적으로 문제가 안풀리면 넘어가곤 했다. 내가 머리써서 푸는 문제보다는 쉽게 잘풀리는 문제를 풀어 점수를 잘 받는데에만 급급했다.
그러다 대학교에 진학하니 책은 꼬부랑 잉글리시에 교수님의 말은 외계어처럼 들렸다. 심지어 나에게 공부하라고 신경쓰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지금와서는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그때는 정말 당황스러웠다.) 기존 공부방식에 익숙했던 나는 시험기간이라는 친구들의 말에 그때서야 겨우 하루 밤새서 공부하고 시험을 치는 실속없는 대학생활을 보냈다. 그러다보니 성적도 마음에 들지 않아 공부에도 흥미가 떨어졌고 어영부영 졸업을 하게 되었다.
졸업을 하니 어영부영 보냈던 시간의 결과가 오롯이 나에게 현실로 다가왔다. 기존에는 '대학생'이라는 나의 소속이 있어 어디서든 당당하게 대학생이라고 말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무소속 취준생이었다. 취업을 하기위해서는 포트폴리오나 뛰어난 알고리즘 실력이 필요하지만 포트폴리오라고 회사에 내밀만한 것들은 간단한 공모전 작품 또는 과제뿐이고 그마저도 다른 것들(정보처리기사, 토익)을 공부하는 1년동안 많이 잊어버렸다. 하하..
그래서 최근에는 다시 컴퓨터공부를 하고자 kotlin공부를 시작했다. 책의 절반이상을 읽게되었지만 혼자 공부하니 많이 불안하고 공부를 오래지속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같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다가 부트캠프에 대해 알게되었다.
부트캠프 중에서도 정부지원 부트캠프는 정부에서 수업료를 지원하여 개인부담이 없고 오히려 한달에 한번 지원금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정부지원 부트캠프를 찾아봤고 그 중에 마음에 들었던 코드스테이츠에 지원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정부지원 부트캠프를 찾다가 알게되었지만 수업 커리큘럼이 나처럼 주입식 교육에 찌든 사람이 바뀌게 노력할 수 있도록, 스스로 떠먹는 것 뿐만 아니라 밥까지 차릴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기에 매우 참여하고 싶었다. (사실 주입식 교육도 있었지만... 내 성격자체가 '괜찮겠지~' 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스타일이라서 이런 성격도 함께 개선하고 싶었다.)
다른 부트캠프도 찾아봤으나 취업까지 신경써주지 않는 부트캠프도 있는 반면 코드스테이츠 부트캠프는 취업까지 신경써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위의 생각으로 코드스테이츠 백엔드 부트캠프를 수강신청하게 되었고, 최종 합격하여 오늘 첫 수업을 들었다!
확실히 혼자나 소규모로 공부하다가 수많은 사람이 나와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공부하려는 모습을 보니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코로나기도하고 취준생 상황 특성상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이 없는데 커리큘럼을 보니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경험이 많이 생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금 떨린다.
사실 부트캠프가 10월에 끝나기 때문에 많이 망설였고 지금도 망설여지는게 사실이다. 왜냐면 그동안은 취업을 못하고 공부에 올인해야하니 내가 좀 늦은게 아닐까 싶고 돈에도 쪼들리니 불안한 마음이 자꾸든다.
그래도 오늘 하루 경험한 것으로 깨달은 것은 내가 취준준비하면서 거의 처음으로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있었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자격증시험전 몇일 정도에만 의자에 오래 앉아 공부를 했고 그 외에는 운동, 여행 또는 휴식으로 의자에 오래앉아있지 못했다. 그런데 내가 의자에 오래앉아 있게 되다니! 이것만으로도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망설여지지만 부트캠프에 대한 마음이 수요일까지 변함이 없다면 이 망설임은 고이 접어두고 공부에만 집중해야겠다.
수요일에 다시 적으러 와야겠다.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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